본문 바로가기

프랑스어 로그

[프랑스 언론 읽기] 2022년 3월 3주차 : Covid-19 en Corée du Sud

728x90
반응형

프랑스어를 포함한 외국어를 공부하는 사람들이 가장 쉽게 시작하는 게 '뉴스앱 깔기'이다. 나 또한 뉴스앱을 몇 번이나 깔았다가 없앴다가를 반복해왔는데, 이유는 외국어로 된 뉴스라는 게 생각보다 꾸준히 읽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뉴스앱을 깔 때는 열심히 읽어야지! 하는 마음인데, 뉴스는 매일매일 빠르게 업데이트 되고 활용되는 어휘의 수준도 낮지 않은 편이다. (프랑스어는 B2 수준이면 대부분의 내용을 '눈치껏' 이해할 수는 있지만 100% 이해는 솔직히 힘들다.) 내 경우, 프랑스에 있을 때 주로 이용하던 앱이 franceinfo 이고 학습용 콘텐츠를 제공해주는 rfi는 라디오로 종종 이용했다. 근데 한국에 사니까까 프랑스 뉴스앱은 점차 관심을 끄게 되고 머리는 편해지고 헤드라인만 살짝 보는 정도가 됐다. 

 

뉴스로 외국어 공부 효과적일까?

뉴스로 외국어를 공부하는 것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의견이 좀 갈리는 것 같다. 나 또한 외국어 공부를 신문이나 뉴스로 하는 걸 그렇게까지 추천하진 않는다. 저널리즘 프랑스어는 일상어와 많이 다르고, 한 문장 안에 많은 내용을 함축하고 정제해놓기 때문에 아주 높은 수준을 가진 학습자가 아니라면 제대로 활용하기 어렵다. 물론, 시사 이슈를 어떻게 표현하는지 파악하는 데는 용이하고 기본적으로 프랑스어 텍스트를 많이 소화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도움은 된다고 본다. 아래 글은 내가 되게 동의했던 글인데, 뉴스로 외국어 공부하는 게 왜 비효율적인지에 관한 브런치 글이다. 기본적으로 뉴스나 신문의 문장에는 감정이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CNN으로 영어 공부 인제 그만 했으면…

by 김도현 뉴미디어 영어 | 대치동 뉴미디어 영어 영어 학습 디자인 - 리스닝 그동안 무심코 조언하고 따라 했던 영어 학습 방법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고 우리가 몰랐던 새로운 자료와 방법을 업

brunch.co.kr

 

프랑스어 수준이 B1-B2를 왔다갔다 하는 사람이면 가볍게 보기에는 20minutes 의 뉴스가 좋은 것 같고(내가 프랑스 갔다 오기 전에 이미 여기 뉴스를 많이 봤는데 전혀 무리가 없었다), 델프/달프를 위한 고퀄 텍스트를 원하는 사람은 LE MONDE가 좋다고 생각한다. franceinfo, liberation 등 이것저것 보았는데 LE MONDE 만큼 표현이나 어휘, 문장 모두 깔끔한 곳은 없다. 

 

암튼 나도 프랑스엥포를 깔아놓고 안 쓰다보니, 회화 수업은 어떻게든 넘어가고 있는데 기본적인 문장 인풋(input)이 좀 부족하다고 생각됐다. 그렇다고 뉴스앱만 쳐다보고 있기는 좀 힘들어서, 나름 나의 관심사와 흥미를 바탕으로 습관을 좀 들여보려고 한다. 일단 방법은 이렇게 블로그에 쓰는 것! 특히, 한국에 대해 프랑스 언론이 어떻게 기사화하고 있는지를 보는 건 꽤 재밌다. 한국 얘기를 한국 기자들이 아니라 외부의 시선을 통해 볼 수 있으니까. 때때로 솔직한 표현들이 가감 없이 나올 때면 속이 시원하기도 하다. 오늘부터 대단한 내용 없어도, 프랑스 뉴스를 찾아보면서 나름대로 기록해보려 한다.


2022년 3월 3주차 프랑스 언론 읽기

 

외신에서 다룬 22년 3월 3주차의 한국 이슈는 단연 '코로나19 확진 케이스 급증'이었다. 여러 프랑스 언론에서 다뤘는데, 아주 깊이 있는 내용은 없어도 우리나라의 코로나 상황이 세계적으로 얼마나 심각하다고 보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 몇 개 있었다.

 

아래는 20minutes의 기사이다.

 

 

La Corée du Sud enregistre un nombre record de cas liés à Omicron

2.417.174 personnes ont été testées positives au coronavirus au cours des sept derniers jours

www.20minutes.fr

 

지난 수요일에는 60만 건이 넘는 확진 케이스가 당국에 보고되었다. 반면, 중환자나 사망자 수는 적은 편인데, 5천2백만의 국민 중 성인 대다수가 백신을 맞았고, 3차 접종까지 진행되었기 때문(Mercredi plus de 600.000 nouveaux cas ont été enregistrés par les autorités. En revanche, le nombre de cas graves et de décès demeure faible dans ce pays de quelque 52 millions d’habitants où la majorité des adultes sont entièrement vaccinés et ont reçu une troisième dose, selon les chiffres officiels.)이라 기사에서 언급했다. 그런데 이 대목은 나도 좀 놀랐다. 세계 보건 기구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이번 코로나 확진 건수는 지난 7일동안 보고된 확진자 수 2,417,174명임을 고려했을 때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치(Selon l’OMS, la Corée du Sud figure désormais en tête du classement mondial du nombre de nouveaux cas enregistrés au cours des sept derniers jours, avec 2.417.174 personnes testées positives, suivie du Vietnam avec 1.776.045 cas.)로 그 다음은 베트남이 차지했다고 한다.

 

아래는 rfi의 기사이다. 사진은 똑같은 거 썼는데, 내용은 훨씬 길고 비판적이다.

 

 

La Corée du Sud s'ouvre, malgré une explosion record des contaminations de Covid-19

Plus de 600 000 nouvelles infections ont été enregistrées, jeudi 17 mars, un record absolu pour le « Pays du matin calme » et ses 52 millions d’habitants. Pourtant, le gouvernement ne semble pas s’al…

www.rfi.fr

 

rfi의 기사는 20minutes의 기사보다 제목부터 비판적이다. 20minutes는 단순히 지난 수요일 최고점을 찍은 한국의 코로나 상황에 대해 다루었다면, rfi는 코로나 확진 케이스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문을 열었다(방역 정책을 완화했다)'에 초점을 맞춰 기사를 내보냈다. rfi 기자가 쓴 제목만 봐도 명확하다. "한국은 개방 중이다. 코로나19 감염이 폭발적으로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La Corée du Sud s'ouvre, malgré une explosion record des contaminations de Covid-19.)"

 

유독 rfi의 기사에서는 '그런데', '불구하고' 같은 표현이 자주 등장해, 끝까지 읽어보았다. 한국의 방역정책 흐름에 대해 디테일하게 파악하고 있는 통신원이 쓴 것 같고, 현 정부의 방역 정책에 대해서만큼은 비판적인 논조를 유지한다. "그런데, 정부는 따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지는 않는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방역을 위한 사회적 제재가 점진적으로 끝날 것이라 암시하고 있다.(Pourtant, le gouvernement ne semble pas s’alarmer et envisage toujours de mettre fin progressivement aux restrictions.)"

 

비판적인 논조는 단어 선택에서도 잘 드러나는데, 'sacro-saint(신성 불가침의)'이라는 표현을 쓴 것도 눈에 띈다. sacro-saint은 보통 비꼴 때 많이 사용하는 단어라고 한다. 이 기자가 비꼬았다고까지 보기는 어렵지만, 이전까지 한국의 방역 정책이 대체로 엄격하게 유지되어 왔기 때문에 상반된 정책 방향에 대해 이렇게 표현한 것 같기도 하다. "입국시 7일 격리로 유지되던 신성 불가침의 격리 정책은 3/21부터 한국에서 백신을 이미 맞은 사람에 대해서는 적용되지 않는다. 더불어 4/1부터는 외국에서 백신 접종을 모두 마친 사람에게도 적용되지 않을 예정이다.(la sacro-sainte quarantaine à l’entrée du pays, actuellement de sept jours, sera levée le 21 mars pour les personnes vaccinées en Corée du Sud et le 1er avril pour les personnes ayant un parcours vaccinal complet à l’étranger.)"

 

이 기사는 한국과 다른 아시아 국가들의 상황을 비교한 것도 눈에 띈다.

 

한국의 인접 국가와 비교하면, 한국은 이례적으로 보인다. 북한은 2해 째 국경을 걸어 잠궜고, 중국은 대도시들을 통째로 격리시켰다. 대만은 굉장히 제한적인 입국 정책과 함께 백명대의 확진자 숫자를 보여주고 있다. 일본은 코로나19와 관련된 모든 제한 조치를 해제할 준비를 하고 있다. 하지만 오미크론으로 인한 코로나 감염 확산의 정점은 이미 지나간 것으로 보이고, 매일 그 숫자도 10만 아래로 유지되고 있다. 일본은 한국보다는 입국 제한에 대해 더 엄격한 편이다.(Comparée à ses voisins, la Corée du Sud fait figure d’exception. La Corée du Nord est fermée à double tour, la Chine confine ses grandes villes et Taïwan continue de ne compter qu’une poignée de cas avec une politique d’entrée sur son territoire très restrictive. Le Japon s'apprête à lever toutes les restrictions liées au Covid-19. Mais si le pic de la vague d’Omicron semble être passé et les cas quotidiens retombés en dessous des 100 000, le pays continue d’avoir un contrôle des frontières bien plus strict que son voisin coréen.)"

 

그랬다고 비판만 한 것은 아니고... 이후에는 한국의 코로나 확진 건수가 급증한 것과 대비해, 미국에서 코로나로 발생한 사망률에 비하면 10배 가량 적다는 점을 강조해 짚었다(en Corée du Sud, on meurt moins du virus qu’ailleurs. Avec un taux de mortalité de 0,14%, soit 10 fois moins qu’aux États-Unis). 방역 정책의 포인트가 이제는 중증 관리에 초점이 맞춰졌음을 보여주고 있다.

 

 

여러모로 한국의 코로나 상황에 대해 입체적이고 균형감 있게 보도한 좋은 기사인 것 같다. 한국의 코로나 상황이 하루 빨리 좋아지기를 바라본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