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썸네일형 리스트형 안희연 ‹ 실감 ›, 여름 언덕에서 배운 것 우리의 여행은 달이 없다는 전제하에 시작되었다달이 없다는 걸 알면서도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우리는 우리 자신을 시험해보기로 했다 우리는 걷는 동안 쉬지 않고 대화를 나누었다우리가 생각하는 달은 다르면서도 같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달을 찾으려면 밤의 한가운데로 가야 한다는 내게너는 바다에서만 헤엄칠 수 있는 건 아니라 했고모든 얼굴에서 성급히 악인을 보는 내게사랑은 비 온 날 저녁의 풀 냄새 같은 거겠지 말했다 우리는 보폭을 맞추며 씩씩하게 나아갔다우리를 살게 하는 힘은 온갖 종류의 그리움 같아 내가 말하면구름이 아름다운 건 흔적도 없이 사라지기 때문이겠지핑퐁을 치듯 이따금 일렁이는 불에 젖은 마음을 말려보기도 했지만언제나 시간은 거대한 장벽을 펼쳐 보일 뿐이었다 달 없는 밤을 견디기 힘들었다고작 무릎까지밖..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