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디북스 GL 웹툰 추천! <퇴사를 요청합니다> 포함 내 기준 TOP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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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리디북스를 우연히 이용하게 되면서, 리디북스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웹툰 콘텐츠에 푹 빠지게 되었다. 기존에 웹툰이라고 하면 네이버 웹툰 외에는 찾아서 보는 플랫폼이 거의 없었다. 그런데 요새는 웹툰만 해도 플랫폼이 굉장히 다양해졌고, 웹소설이라는 장르가 완전 뜨면서 웹툰과 웹소설 콘텐츠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채널이 정말 많아진 것 같다.

특히 흥미롭게 느껴지는 부분은 웹툰이나 웹소설에서 다루는 주제가 훨씬 더 다채로워졌다는 점이다(아무래도 '웹' 소설과 만화라 그럴 수도 있겠지만). 리디북스 앱에 들어가면 로맨스, 드라마 등 장르별로 메인 큐레이션이 뜨는데, 그중 하나 눈에 띄는 것이 BL(Boys Love)이다.

메인 큐레이션에 따로 뜰 만큼, 웹소설과 웹툰에서 BL 장르의 소비가 굉장히 많다는 걸 보여주는 증거다. 동시에 왜 'GL(Girls Love)은 메인에 없지...' 라는 아쉬움도 고개를 든다. BL만큼의 압도적인 소비량은 아무래도 아닌가 보다 싶었다. 그렇지만 리디북스에서 서비스하는 작품 중에도 GL이 적지 않은 편이라, 앞으로 더 많은 GL 장르 작품들을 볼 수 있을 거라 믿는다. PC 버전으로 들어가면, GL 베스트셀러 작품도 쭉 모아서 볼 수 있다(모바일에서는 아무리 찾아도 안 보인다ㅠㅠ).

GL 베스트셀러 보기 - 리디북스

RIDIBOOKS

웹툰/웹소설, 전자책, 만화까지 취향에 딱 맞는 콘텐츠를 제안합니다.

ridibooks.com

아무튼 오늘은 내가 리디에서 재밌게 본 GL 웹툰을 추천해보려 한다. GL 웹툰의 매력은 매력적인 그림체나 인물들의 케미... 뭐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독자들이 열광하는 건 '여성 서사'인 것 같다. 여성 캐릭터가 스토리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세계관이 독자들에게 많은 지지를 받는다. 물론 레즈비언 로맨스라는 주제 자체를 영화나 드라마에서 자주 볼 수 없기 때문에, 레즈비언들이 많이 공감하고 열광하는 것 같기도 하다.

1. 퇴사를 요청합니다 (매주 일요일 연재)

2021년 5월 기준, GL 장르에서 주간 베스트 1위인 작품이다. 개인적으로는 리디북스를 처음 이용하고 2번째로 보기 시작한 작품이다. 사실 GL을 찾아서 들어간 작품은 아니었는데, 직딩 입장에서 굉장히 도발적인 제목('퇴사를 요청합니다')에 이끌려 클릭했는데 Girls Love 였다. 이야기 전개 속도가 시원시원하여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스토리의 95%가 여성 인물로만 그려지며, 이야기 특성상 여기 나오는 여성은 10명 중 8명이 레즈비언이다(!).

불미스러운 일에 엮여 모종의 세력에게 쫓기게 된 사장 '태리'와 그런 사장님이 오랫동안 짝사랑했던 주인공 '금희'(주인공은 이성애자고 나머지는 거의 레즈비언이다), 금희 밑으로 들어온 정체를 알 수 없는 경력직 직원 '유보라'가 핵심 인물이다. 다소 눈치가 없고 순진무구한 캐릭터인 주인공과 기싸움 쩌는 주변 인물들의 케미가 잘 어울린다. 금희는 귀엽고 매력적인 아이돌 느낌인데, 주변 여성 인물들은 대부분 강인하고 멋진 여성으로 그려진다. 대놓고 노골적인 플러팅과 회사 경영진의 복잡한(?) 권력 관계가 인상적인 웹툰이다.

유보라씨 너무 멋있어서 매화 반하는 중 (이미지 출처 - orangeD 페이스북 페이지)

매주 일요일에 연재가 되는데, 최근에는 다소 이야기 전개가 심각해지면서 독자들이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처음에 비해 전개 속도가 약간 느려져 아쉬움을 더 사는 것 같다. 하지만 그림체나 등장하는 캐릭터가 모두 매력적이라 존버하면서 지켜보고 있다.

2. 짝사랑의 스킬 (완결/외전 공개 예정)

앞서 소개한 <퇴사를 요청합니다>와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의 작품이다. 동성친구이자 단짝인 '다혜'를 10년째 짝사랑 중인 레즈비언 '유나'가 주인공이다. 짝사랑 상대인 '다혜'는 남자를 좋아하는 전형적인 헤테로라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매일 꿈꾸는 주인공의 짝사랑 연대기가 메인 소재이다. 그러던 중 자신과 같은 레즈비언이자 진도를 확실하게 빼는(?) 아트디렉터 '민조이'에게 유나가 고백을 받으면서 생기는 다양한 고민과 갈등 상황을 그린다.

<퇴사를 요청합니다>가 레즈비언에게 고백을 받은 헤테로 여성의 관점에서 이야기가 진행된다면, <짝사랑의 스킬>은 헤테로를 좋아하는 레즈비언 여성의 관점에서 그려지는 로맨스이다. 10년지기 단짝에게 마음을 표현할 수도, 그대로 접고 다른 사람을 만나지도 못하는 유나의 마음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

※스포주의

다혜가 유나에 대한 스스로의 마음을 돌연 깨닫게 되면서, 유나가 다혜에게 다시 가는 전개는 예상했지만 다소 급작스러웠다. 민조이라는 캐릭터도 비중 있는 인물인데, 다혜와 유나를 이어 주기 위해 너무 세심하지 않게 이야기를 뚝 끊어버린 느낌이라 이야기의 표현방식이 조금 아쉽다는 생각은 들었다. 물론, 10년 동안 다혜를 사랑한 유나에게는 당연한 결정일 수 있겠지만 이별의 상황을 좀 더 비중 있게 다뤘으면 자연스러운 스토리가 되었을 것 같다.

3. 오피움 (완결)

<퇴사를 요청합니다>나 <짝사랑의 스킬>에 비해 조금 더 무겁고 어두운 느낌의 GL이다. 일제강점기가 끝나고 미군정이 진행되던 근현대를 배경으로 한다. 한국인이지만 미국에 입양되어 미국에서 의사로 살아온 '아든'과 조선에서 작은 병원을 운영하는 의사 '이경주'가 주인공이다. 이제 막 현대 문물이 들어오기 시작한 조선을 배경으로 전혀 다른 성장 배경을 가진 두 여성의 케미가 매력적이다. 그림체도 아름답다.

아직 보고 있는 중이라 개인적으로는 어떻다고 평가하기 어렵지만, 독자들의 리뷰는 굉장히 좋은 편이다. GL 입문작으로는 다소 '매운맛'이라는 댓글도 있었다. 아직까지 여성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간섭이 심한 조선이라는 배경 때문에, 두 메인 캐릭터의 심리 묘사도 더 무게감 있게 느껴진다. 판타지가 결합된 시대 장르물을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오피움>은 지나친 판타지 요소가 없어 흥미를 잃지 않고 정주행 중이다. ('오피움'은 아편이라고 한다)

4. 월간백합 (매월 10일 연재)

매월 10일에 연재되는 단편 시리즈 웹툰이다. 스토리 하나당 3화~4화 정도의 분량으로 볼 수 있는데, 월 1회 연재되다 보니 기다리는 독자 입장에서는 목이 빠질 것 같다. 보통 리디북스에서 첫 3화 정도는 무료로 열람 가능하게 열어두는데, <월간백합>의 경우 단편 위주라 새로운 단편이 시작될 때마다 첫화의 일부는 무료로 볼 수 있다.

지금까지 구매해서 본 단편 에피소드는 '성스러운 덕질'과 '규희덕순전'이다. <월간백합>은 전반적으로 이야기의 소재는 흥미로운데 결말을 마무리 짓는 힘이 전반적으로 약하다. 그래서 구매해놓고 후회할 때가 있다. 하지만 단편 위주로 GL에 입문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충분히 볼 만하다. <월간백합>에서 '규희덕순전'은 나름 재밌었다. 역시나 이야기가 잘 마무리되지 않고 끊긴 것 같아 아쉽지만, 아가씨와 몸종의 애정 관계를 소재로 했다는 것만으로도 신선하고 흥미로웠다.

5. 봄과 겨울 (매주 월요일 연재)

청소년이 주인공인 학교물 GL을 찾는다면 <봄과 겨울>을 추천한다. 기존의 GL 웹툰 중에는 다소 감정 묘사가 무겁게 그려지는 작품들이 많았는데, <봄과 겨울>은 그런 느낌 없이 산뜻하게(?) 볼 수 있는 웹툰이다. 레즈비언인 주인공 '정윤'이 실연을 당하고 답장 문자를 엉뚱하게 같은 반 친구인 '박도영'에게 보내면서 시작되는 이야기이다.

아웃팅 당할까봐 걱정하는 주인공 정윤의 심리가 너무 무겁지도, 그렇다고 너무 가볍지만도 않게 그려져 있다.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그 맘때 학생들의 감정에 공감되는 부분도 많았다. 전전긍긍하는 정윤과 도무지 가까워질 틈을 주지 않는 도영의 대조적인 성격으로 두 캐릭터의 케미가 더해져 뻔한 것 같지만 또 편안하고 재밌게 볼 수 있다. 아직 연재가 진행 중이라, 일단 열심히 스토리를 따라가보려 한다.

리디북스에 재밌는 GL이 더 많아지면 좋겠다. 작품성을 따져보며 보는 독자들도 있겠지만, 전에 없던 색다른 여성 캐릭터들의 등장을 보면서 가슴 뛰는 경험을 더 많이 하고 싶다. 다음엔 개별 웹툰에 대한 리뷰도 제대로 해볼까 한다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