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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또는 월기?

슬픔은 삶이 영원히 임시적이라는 느낌을 갖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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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2월 노트

 

조금 늦게라도 가끔씩 나 자신을 돌아보며 '월기'를 쓰기로 했다. 요새는 일기가 아니라 한 달에 한 번 기록을 몰아서 정리하는 게 유행이라는데, 매일 쓰는 건 솔직히 아직은 어렵고 이렇게라도 기록을 지속해보려 한다. 재택하면서 집에서 누워있는 시간이 많아져서... 우울한 마음을 달래려면 뭐라도 쓰고 만드는 게 제일 빠르다.

 

 

1.

2월에 내가 가장 많이 생각했던 사건 중 하나는 단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었다. 2월 24일 러시아로부터 시작된 전쟁은 지금까지도 지속되고 있다. 재택근무 중 점심시간에 뉴스를 보다가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이 '전쟁이 시작됐다'고 말하는 걸 들으며 '이게 뭔 소리람'했던 것 같다. 전쟁이 일어날 분위기는 있었지만 막상 시작됐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현실감이 없었다.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피난을 떠나고 참전하는 모습을 보면서 뭐라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 난민 문제에 관심을 계속 갖고 있었는데, 이번 기회로 유엔난민기구에 정기 후원을 시작했다. 사실 돈을 보내는 것 이외에 내가 더 할 수 있는 일은 없을까, 생각하며 우크라이나 소식에 계속해서 귀를 기울이는 중이다.

 

이젠 파랑과 노랑을 보면 우크라이나가 생각난다.

 

2.

1월 말부터 시작해 2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한 일이 있는데, 바로 보호종료아동의 자립을 돕는 비영리법인 '십시일방'의 블로그 운영과 홍보이다. 대학생 시절 취약계층 대학생에게 교내식당 식권을 전달하는 비영리단체 십시일밥에서 자원봉사자로 활동했던 적이 있는데, 얼마 전 십시일밥의 대표였던 분이 또다른 비영리법인을 내게 되어 시작하게 되었다. 십시일방은 보육시설이나 그룹홈에서 만18세가 되어 자립해야 하는 아이들의 주거 문제를 돕는다. 직장일이 바쁜 편이라 많은 시간을 내지는 못하지만, 보호종료아동 문제에도 관심이 많았던 터라 내 선에서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로 돕고 싶어 시작했다. 일단, 일주일에 1-2개 정도의 블로그 글을 게시하면서 블로그를 키우는 일부터 하고 있다. 주거 지원을 받을 아이들을 모집하기 전까지는 십시일방 소개나 모집 프로세스에 관한 글을 올렸고, 현재는 모집이 끝나서 보호종료아동의 인권 문제를 다룬 대중적인 글을 올리고 있다. 소셜 섹터에 관심이 늘 있었는데, 회사 일로는 실천 가능한 게 별로 없어서 아쉬웠다. 이번 일을 시작으로 뭔가 좀 물꼬를 터볼 수 있을까 싶다.

 

십시일방 웹사이트

 

 

최우식 주연의 독립영화 <거인>이 보여준 그룹홈 보호종료아동의 이야기

책임지지 않는 어른들 사이에서 몸만 커져버린 보호종료아동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거인> 일하지 않...

blog.naver.com

 

3. 

2월에 본 넷플릭스 콘텐츠 중 가장 기억에 남은 건 단연 '소년심판'이다. 여운이 가시기 전에 빨리 리뷰를 써야지. 배우 김혜수의 또랑또랑한 딕션과 강인한 연기가 이 드라마의 모든 것과 잘 어우러졌다. '여성 판사'라는 한국의 기존 드라마에서 한 번도 메인으로 나온 적 없는 캐릭터라는 게 우선 마음에 들었고, 자기 신념이 매우 강하고 대쪽 같은 성격으로 때로는 누군가를 갈구기도 하는... 그런 여성이 주인공으로 나온 걸 처음 봐서 심리적인 만족감도 컸다. 싸가지도 없고 말도 안 통하며 후배를 말로 까내리는 캐릭터를 김혜수가 연기한다고?! 앞으로는 그런 류의 여성 캐릭터를 작품에서 더 많이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물론, 김혜수 배우 외에도 작품이 주는 메시지가 사회적으로 매우 의미 있고 소년 역으로 나온 배우들의 연기도 명품이라 꼭 기록하고 넘어가고 싶은 드라마이다. 그리고 차태주 판사 역의 김무열 배우, 연기는 물론 목소리가 매우 좋았다... 이건 개취.

 

끝까지 보고 나니, 4명의 판사 모두 애정하게 되었다.

 

 

4. 

요새 열심히 들여다 보는 앱은 '텍스처(Texture)'다. 책의 글귀를 직접 올리고 피드에서 다른 사람이 올리는 것도 볼 수 있는데, 내 취향의 앱이라 그런지 꽤 오랫동안 안 지우고 쓰고 있다. 좋은 문장이 더 많이 업뎃되면 좋겠는데, 생각보다 아직 유저가 많지는 않은지 피드 업뎃이 그렇게 빨리 되진 않는다. 좋은 문장을 저장하고 공유하는 것 자체가 너무 좋고, 인스타그램을 하긴 하지만 딱히 올릴 이미지가 많지 않은 나 같은 사람한테 딱 맞는 앱인 것 같다. 텍스처에서 보내주는 뉴스레터도 가끔씩 보는데 좋은 문장을 많이 소개해주어 책 읽고 싶은 마음을 들게 한다. 나는 주로 '우울할 때 곱씹어 볼 문장들'과 '이렇게 살고 싶다'라는 제목의 아카이브를 만들어 두고, 문장을 수집하고 있다. 진짜 힘이 되는... 그런 문장들이 가끔씩 있다.

 

 

텍스처 뉴스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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