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스의 퀴어 필모그래피, 그리고 화보집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The Imitation Game)>에서 앨런 튜링의 아역으로 퀴어 청소년 연기를 보여주었던 알렉스 로더(Alex Lawther)는 2015년 개봉작 <디파처(Departure)>를 통해 프랑스 소년에게 첫눈에 반한 영국 소년 '엘리엇' 역할로 돌아왔다. 1995년생이라는 나이에 맞지 않는 동안 외모로 대부분의 작품에서 '불안정한', '너드(Nerd)', '퀴어(Queer)', '여리고 병약한' 캐릭터를 맡았다. 감정 표현이 서툰 동시에 섬세한 성격의 엘리엇을 잘 표현해냈다. 프랑스 남부의 평화로운 풍경과 엘리엇의 아름다운 소년 이미지 또한 잘 어울려, 알렉스 로더의 팬들은 이 영화를 두고 '알렉스 화보집'이라 부른다.
성 정체성 찾기보다는 거절의 아픔에 집중
이 작품이 기존의 퀴어 영화와 다르게 느껴지는 점은 엘리엇의 성 정체성 찾기에 스토리를 집중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클레멍'에게 첫눈에 반한 엘리엇은 스스로의 정체성을 확인하기 위해 다른 이성을 이용하거나 만나지 않는다. 그저 클레멍을 보고 호감을 느끼고 스스로의 감정을 어찌할 줄 몰라 어색하기만 한 짝사랑의 전형을 그대로 보여준다. 최근에는 그렇지 않은 작품들이 많아졌지만, 기존의 퀴어 영화들 중에 주인공이 정체성의 혼란으로 마음에도 없던 이성 상대를 만나는 과정을 스토리 중에 보여주는 경우가 꽤 많았는데 영화 <디파처>는 엘리엇이 클레멍에게 고백했다가 거절 아닌 거절을 당하는 아픔 자체에 집중하여 영화를 보는 내내 엘리엇이 느낀 사랑의 감정에 이입할 수 있었다.
프랑스 남부의 아름다운 풍경과 마음을 울리는 OST
엘리엇과 베아트리스가 잠시 여름을 보내는 프랑스 남부의 풍경은 아름답고 보는 것만으로도 평화롭다. 정말 다른 어떤 것에도 방해받지 않고 휴가를 즐기러 올만 한 곳이라 생각했다. 엘리엇이 카페에서 글을 쓰는 장면, 클레멍과 엘리엇이 숲 속을 거니는 장면, 둘이 작은 배를 타고 몸을 말리는 장면 등은 한 폭의 그림 같았다. 더불어 함께 나오는 Oliver Daldry의 Catch The Wind는 이 영화의 결론이 엘리엇이 첫사랑 상대에게 거절을 당하고, 부모의 이혼으로 고통스러워 하는 데에 있지 않다는 것을 다시 한번 일깨워준다. 밤이 완전히 내려앉은 새벽에 이 영화를 봤는데, 경쾌한 OST가 차분히 가라앉았던 감정을 조금 띄워주었다.
*해당 작품은 국내에 정식 서비스되지 않아서, 나는 마이크로소프트 스토어를 통해 구매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글을 참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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